이틀 연속 외국인 매수, 코스피가 120일선까지 왔다
안녕하세요, 태온파파입니다.
어젯밤 CPI 결과를 기다리면서, 오늘 아침 화면을 어떤 마음으로 켜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2주가 워낙 험했던 탓에 좋은 쪽보다 나쁜 쪽을 먼저 상상하게 되더군요.
결과는 무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코스피는 3.56% 오르며 20일선을 넘어 120일선 부근까지 올라왔습니다. 외국인 순매수는 이틀 연속입니다.
아침, 시장 전반이 고르게 올랐다
NXT 시간대에는 삼성전자가 3%대, SK하이닉스가 4%대로 출발했습니다. 다만 오늘 아침의 특징은 특정 섹터가 아니라 시장 전반이 고르게 상승했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는 우주가 강했습니다. 해외 민간 우주기업 관련 소식의 영향입니다. 로봇에서는 티엑스알로보틱스 등이 일부 상승했습니다.
블룸에너지가 강세 영향으로 일진하이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비나텍 등 연료전지 관련주가 활발했고, 이를 AI 인프라 순환 가능성과 연결해 관찰하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며칠째 반복되던 패턴이 하나 깨졌습니다. 그동안은 로봇이 먼저 움직이고 나머지가 따라오는 식이었는데, 오늘은 어느 하나가 아니라 전반이 함께 올라왔습니다.
초반, 코스피가 앞서 열었다
본장은 코스피 3.3%, 코스닥 0.1% 수준으로 출발했습니다. 어제와 같은 구조입니다.
SK하이닉스가 6%대, 삼성전자가 4%대 상승하며 코스피를 강하게 끌어올렸고, 전기전력 대형주와 데이터센터 일부, 메가프로젝트 대장주가 상승했습니다.
다만 전체 테마가 한꺼번에 강하게 튀는 장세는 아니었습니다. 대형주가 지수를 끌고 나머지는 선별적으로 움직이는 그림이었습니다.
이후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되자 코스닥이 회복됐습니다. 로봇과 2차전지가 반등하면서 다시 코스피 횡보와 코스닥 상승이라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이 시소 구조가 요즘 시장의 특징입니다. 한쪽이 쉬면 다른 쪽이 받습니다. 돈이 시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자리를 옮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오전, 무난하다는 것의 가치
오전에는 코스피 3%대, 코스닥 1%대 상승까지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무난한 시장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반도체 중소형 순환이 나타났고, 데이터센터와 로봇 관련주의 움직임도 반복적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강한 테마 하나가 시장을 독점하기보다는, 종목별 유망성이나 기사 필드값에 따라 움직이는 개별 장세 성격이 강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평가가 오늘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큰 변동성 없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긍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지난달 말을 떠올려 보면 그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하루 변동폭이 965포인트였고,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하루에 몇 번씩 걸렸습니다. 그때는 방향보다 진폭이 문제였습니다. 지금은 그 진폭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오후, 데이터센터와 원전이 받았다
오후 초반에는 지수가 횡보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다시 부각됐습니다. 자이에스앤디가 VI에 진입했고 데이터센터 관련주 전반이 상승했습니다.
13시경에는 원전 지투파워도 VI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가 다시 소폭 상승하면 코스닥이 조정받는 등, 두 지수의 반대 움직임이 반복됐습니다. 다만 시장 자체의 변동성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날 지수 대신 어떤 섹터에서 VI가 나오는지를 봅니다. 지수가 옆으로 가는 시간에도 VI가 계속 나오면 시장 안에서 돈이 돌고 있다는 신호거든요. 오늘은 데이터센터와 원전에서 연달아 나왔습니다.
마감, SMR과 원전이 가장 강했다
장 후반에는 SMR과 원전 테마가 가장 강하게 부각됐습니다. 지투파워가 2VI 이후 상한가에 도달했고, 서진기전과 보성파워텍, 우리기술, 태웅 등이 동반 상승했습니다.
삼미금속은 원전과 데이터센터 관련으로 2VI를 기록했습니다. 원전과 데이터센터가 하나의 재료로 묶이는 흐름이 나타난 겁니다.
로봇에서는 한라캐스트와 로보티즈가 반응했습니다.
막판에 지수 조정이 있었지만 두려워할 수준의 조정은 아니라는 판단이 유지됐습니다.
수급으로 본 오늘
오늘 수급도 어제와 같은 구조입니다.
코스피에서는 개인이 3조 728억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조 3,566억, 기관이 7,933억을 동시에 순매수했습니다. 이 매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강세와 맞물리며 코스피 3.56%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틀 연속입니다. 지난 두 달간 42조 원 넘게 팔았던 주체가 이틀 연속 조 단위로 사고 있습니다. 하루는 우연일 수 있지만 이틀이면 흐름을 의심해볼 만합니다.
반면 코스닥은 개인이 2,906억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37억, 1,269억을 순매도했습니다.
여기서 짚을 부분이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0.29% 상승했지만, 상승 종목이 634개인 데 비해 하락 종목이 1,009개였습니다. 어제와 정반대입니다. 어제는 상승 종목 888개에 지수가 보합이었고, 오늘은 지수가 올랐는데 하락 종목이 더 많았습니다.
숫자로 보이는 것과 체감이 다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오늘 코스닥은 지수만 올랐고 체감은 상당히 약했습니다.
오늘이 남긴 세 가지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코스피가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자리에 왔습니다. 20일선을 상향 돌파하고 120일선 부근에서 마감했습니다. 지난 급락 이후 처음으로 추세선 근처까지 회복한 겁니다. 여기를 넘느냐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둘째, 외국인 매수가 이틀 연속입니다. 그것도 기관과 동시에 들어왔습니다. 두 주체가 함께 대형주를 담고 있다는 건, 지난 두 달의 매도 흐름과는 성격이 다른 움직임입니다.
셋째, 코스닥의 체감은 약했습니다. 지수는 올랐지만 하락 종목이 1,009개로 상승 종목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지수 숫자만 보면 안 되는 날이었습니다. 대형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코스닥 개별 종목은 오히려 밀린 겁니다.
총평 — 지금 시장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물가 지표를 넘겼다는 것
먼저 매크로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어젯밤 CPI가 무난하게 나왔습니다. 이 사실 하나로 시장의 부담이 상당히 줄었습니다. 뒤이어 나올 PPI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낮아진 상태입니다.
지난달 말 우리 시장이 무너진 배경에는 미국 장기 금리 급등이 있었습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면 AI 투자 사이클 전체가 흔들리고, 그 여파가 우리 반도체까지 내려옵니다. 물가 지표가 진정되면 그 사슬의 출발점이 완화됩니다.
오늘 외국인이 이틀 연속 대형주를 사들인 것도 이 맥락에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물가와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위험 자산에 대한 부담도 줄어듭니다.
반도체를 보는 시각이 바뀌고 있다
오늘 가장 눈에 띈 변화는 반도체를 대하는 시장의 태도였습니다.
지난 2주간 대형 반도체는 실적이 좋아도 빠지는 종목이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급락했고, 그 뒤로도 계속 무거웠습니다. 문제는 업황이 아니라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치였습니다.
그 기대치가 이제 상당 부분 정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 자체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없는 상태이고, 여기에 주주환원 모멘텀이 더해지면서 기술적 반등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입니다.
흥미로운 건 해외 투자은행 한 곳이 대형 반도체의 대안으로 부품 기업을 지목했다는 점입니다. 이 영향으로 오늘 MLCC와 기판 관련주들이 강한 탄력을 받았습니다.
이건 며칠 전부터 제가 정리해온 흐름과 이어집니다. AI 투자의 자금이 칩에서 인프라로 흐르고 있고, 부품과 기판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잇는 교량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그게 실제 주가로 나타났습니다.
순환매의 속도가 빨라졌다
지금 시장의 성격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순환매입니다.
지난 열흘만 돌아봐도 그렇습니다. 로봇, 2차전지, 광통신, 전기전력, 철강, 부동산, 화장품, 그리고 오늘 원전과 SMR, 데이터센터까지. 주인공이 거의 매일 바뀌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침에는 우주와 연료전지, 오전에는 반도체 중소형, 오후에는 데이터센터, 후반에는 원전과 SMR이 받았습니다. 하루 안에서도 네 번 이상 주인공이 바뀐 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관찰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시장은 밑에 깔려 있던 종목들이 재료를 만나 튀어 오르는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원전 쪽에서 인증 관련 소식에 급등이 나온 것이나, 로봇에서 해외 수주 기대감으로 반등이 나온 것이 그 예입니다.
지수가 바닥을 다지고 기술적 반등 구간에 들어서면 이런 현상이 흔히 나타납니다. 문제는 이런 장에서는 재료가 소멸되면 되돌림도 빠르다는 점입니다.
실적 시즌이라는 변수
지금은 실적 발표 시즌이기도 합니다.
화장품 섹터가 대표적입니다. 어제 섹터 전체로 확산됐던 화장품이 오늘은 종목별로 갈렸습니다. 신고가 부근의 종목들이 시세를 주도하는 반면, 실적 발표 후 차익 실현 매물에 꺾이는 종목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적 시즌에는 이런 현상이 흔합니다. 섹터 전체가 함께 움직이던 구간이 지나면, 숫자를 확인한 뒤 종목별로 차별화가 진행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섹터로 접근하는 것보다 개별 종목 단위의 확인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수급이 유지되는 종목과 빠지는 종목이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조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오늘 여러 번 언급된 표현이 있습니다. 조정의 범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조정도 활용한다는 관점입니다.
이건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입니다. 그때는 조정이 아니라 붕괴였습니다. 하루에 두 자릿수가 빠지는 시장에서는 활용할 조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변동성 지수가 내려왔고, 지수가 밀려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움직입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조정이 위험이 아니라 기회가 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견딜 수 있는 비중이어야 합니다. 레버리지를 실어놓은 상태에서는 작은 조정도 활용할 대상이 아니라 버텨야 할 대상이 됩니다. 지난달 말 반대매매가 평소의 세 배로 급증했던 이유가 그것이었습니다.
마무리 — 조용한 상승의 가치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코스피 3.56% 상승은 지난달 말의 폭등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때는 하루에 18%가 오르는 되돌림이었고, 그만큼 다음 날 무너지기도 쉬웠습니다. 오늘은 큰 변동성 없이 차분하게 올라온 상승입니다.
시장이 큰 변동성 없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오늘의 평가가, 지금 국면을 가장 잘 요약한다고 생각합니다. 방향보다 진폭이 문제였던 시장에서 진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좋은 소식입니다.
다만 코스닥의 하락 종목이 1,009개였다는 점은 기억해 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지수가 올랐다고 모두가 좋았던 날은 아닙니다. 대형주로 수급이 쏠리면 중소형주는 오히려 밀립니다. 며칠 전과는 정반대 구조입니다.
이 시소가 어느 쪽으로 안착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외국인이 이틀 연속 사고 있고, 물가 지표를 무난히 넘겼고, 코스피가 120일선까지 올라왔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지난 2주 동안 시장을 떠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지금은 조급해질 필요가 없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여기서 서두르면 그동안 견딘 시간이 아깝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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