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4.98%, CPI 앞두고 아무도 크게 베팅하지 않았다
미국발 약세, 그러나 대미투자는 달랐다
NXT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미국 증시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대로 하락하며 시간외 전체가 약세로 출발했습니다. 이 정도 낙폭이면 보통 본장도 그대로 밀리는 게 정상인데, 같은 시간대에 태웅·한전기술 같은 대미투자 관련주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버텼습니다. 반도체가 무너지는 와중에 특정 섹터만 독자적으로 버티는 그림을 보면, 저는 그 섹터의 재료가 시황과 무관하게 자체 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실제로 본장에서도 대미투자는 오전·오후 반복적으로 순환하며 하루 종일 시장 대비 상대강도를 유지했습니다.
같은 시간대 신풍제약·일동제약은 독감·코로나 헷지 테마로 상승했고, 신풍제약은 VI 범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시장이 약할 때 질병 헷지 테마가 먼저 반응하는 패턴은 이번 주 들어 여러 번 봤는데, 오늘은 그 반응 속도가 유독 빨랐습니다.
9시 46분, 반등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
본장은 코스피 -3%대, 코스닥 -2%대 갭하락으로 시작했습니다. 대미투자 일부와 중동 테마가 시장 대비 강했고, 9시 10분 이후 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줄였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반등이 이어질 것 같았지만, 9시 46분에는 다시 시장이 밀렸습니다.
이 구간에서 저는 반등의 폭보다 반등을 이끈 종목의 성격을 먼저 봤습니다. 지수 낙폭 축소가 대형주 복귀에서 나온 건지, 아니면 소수 테마주의 일시적 반응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후자에 가까웠고, 그래서 반등만 보고 공격적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 보수적으로 확인하는 방향을 유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9시 46분 재하락이 나오면서 이 판단이 맞아떨어졌습니다. 같은 시간대 MLCC가 새로운 테마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도 눈에 띄었는데, 약세장 초반에 새 테마가 뜬다는 건 자금이 기존 주도주에서 이탈해 갈 곳을 찾고 있다는 뜻이라 따로 표시해뒀습니다.
그날 뜨는 걸 그날 잡기 어려웠던 오전·오후
10시 이후 양자 관련주가 일부 움직였고, 이후 시장은 횡보했습니다. 11시대에는 대미투자 일부와 데이터센터 관련주가 순환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뚜렷한 주도 없이 개별종목 장세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98%까지 상승하며 5%에 근접했고, 관련 기사도 늘어난 상황이어서 공격적으로 비중을 확대하지 않는 전략이 유지됐습니다. 금리가 5%라는 심리적 저항선에 가까워지면 시장은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에 대한 뉴스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습니다.
오후 들어서도 지수 방향은 애매했습니다. 대미투자·알래스카 관련주가 일부 상승했고 오후 1시대에는 원전 관련주가 다시 반응했습니다. 화장품 쪽으로도 순환매가 일부 유입됐는데, MLCC·보안·화장품 모두 오늘 처음 부각된 테마라 장중에 미리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마감 코멘트에서도 이 세 테마가 움직이긴 했지만 사전 선점이 쉽지 않았던 하루로 평가됐는데, 저는 이걸 실패라기보다는 신호로 봅니다. 오늘 뒤늦게 잡힌 테마가 내일도 이어진다면 그때는 초입에 대응할 수 있는 재료가 됩니다.
사우디가 요청했지만 트럼프가 거절한 그 뉴스
중동에서는 오늘 방향이 뒤집히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장초반에는 중동 관련주가 반응했는데, 오후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후티 공격을 요청했지만 트럼프가 거절했다는 내용이 공유됐습니다. 채널에서는 이걸 유가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트럼프가 의식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9월 8일에는 후티의 사우디 공격이 실제로 나오면서 원유·국채금리가 같이 튀고 국내 증시가 조정받았습니다. 오늘은 정반대로 공격 요청이 거절됐다는 뉴스입니다. 같은 후티·사우디 축에서 방향이 반대인 뉴스가 사흘 만에 나온 셈이라, 이 지역 리스크는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오르내리는 변수로 봐야 한다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수급과 결론
14시 50분 이후 지수가 일부 반등했고 대미투자도 함께 올라오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CPI 발표를 앞둔 만큼 물량을 강하게 늘리지 않는 전략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최종적으로 코스피 -1.76%, 코스닥 -1.95%로 마감했습니다.
수급을 보면 코스피는 개인이 +2조 4,352억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2조 4,425억, 기관이 -1조 6,554억을 순매도했습니다(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 외국인은 선물에서도 -6,798억을 순매도해 현물과 파생 모두 시장에 부담을 줬습니다. 코스닥 역시 개인이 +5,743억을 받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90억, -2,298억을 순매도했습니다. 코스닥 하락 종목은 1,004개까지 늘어나 실제 체감도 좋지 않았습니다.
양 시장 모두 개인이 받아내고 외국인·기관이 파는 구조였다는 점에서, 9월 10일의 주체별 엇갈림과는 다른 그림입니다. 9월 10일은 방향이 서로 갈렸다면 오늘은 개인 대 외국인·기관으로 진영이 뚜렷하게 나뉘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개인의 매수 여력이 소진되는 순간 지수가 추가로 밀릴 수 있다는 걸 뜻하는데, 다만 오늘 대미투자·원전이 시장 대비 상대강도를 유지했다는 점은 그대로 남습니다. 다음 거래일 CPI 결과가 나온 뒤에도 이 상대강도가 유지되는지가 이번 주 마지막 확인 포인트입니다.
이 글은 시장 흐름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개인 기록입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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