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8% 하락, 그런데 코스닥은 1%였다
안녕하세요, 태온파파입니다.
어제 코스피 1.55%, 코스닥 3.52% 하락으로 마감하면서 나흘 만에 방향이 꺾였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때 미국장을 확인한 뒤 이번 조정이 글로벌 문제인지 단순 조정인지 판단하자고 했죠.
오늘 답이 나왔습니다. 코스피가 5.8% 빠졌습니다. 대형 반도체 급락이 지수를 그대로 끌어내렸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코스닥은 1% 남짓 하락에 그쳤습니다. 어제와 정확히 반대입니다. 어제는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두 배 이상 빠졌고, 오늘은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다섯 배 가까이 빠졌습니다.
아침, 관건은 하나였다
NXT 시간대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전체 시장이 약하게 출발했습니다.
다만 화장품 일부가 상대적으로 반응했고, 로봇도 하락 이후 다시 돌려주려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남북경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아시아 순방 기간 중 김정은과의 직접 회동을 검토한다는 외신 내용이 공유되며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반응했습니다.
핵심은 하나였습니다. 본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락을 멈추고 돌려주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시장의 시선이 두 종목에 모여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게 오늘 하루를 그대로 규정했습니다.
초반, 코스닥은 먼저 버티기 시작했다
본장은 코스피 5.5%, 코스닥 3%로 매우 약하게 출발했습니다.
인디에프와 좋은사람들이 상한가에 진입하며 남북경협주가 강했고, 삼미금속은 대미투자와 LNG 재료로 상승했습니다.
다만 코스닥은 초기 급락 이후 버텨주는 모습이 나왔습니다. 9시 20분에는 오전 한 번, 오후 한 번 분할 진입하고 오후 급락 시 오전 물량을 정리한다는 대응 전략이 제시됐습니다.
이후 지수가 물리자 로봇과 반도체 중소형, 현대차 인베스트데이 관련주가 순환했습니다.
여기서 오늘의 성격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지수를 누르는 건 대형 반도체 두 종목이고, 그 아래에서는 종목들이 계속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오전, 지수는 무거웠지만 안은 움직였다
오전에는 코스닥이 낙폭을 줄이면서 로봇과 반도체 중소형이 활발하게 반응했습니다. 태성과 이수페타시스, 원익IPS 등이 VI에 진입했고, 화신정공 상한가를 중심으로 자동차부품과 로봇 관련주도 순환했습니다.
반면 시장 전체는 10시 후반부터 조용해졌고, 대북주 정도만 변동성을 보이는 개별종목 장세로 전환됐습니다.
저는 이런 구간에서 지수 대신 VI 창을 봅니다. 지수가 무거운데도 VI가 계속 나오면, 시장이 죽은 게 아니라 지수를 누르는 특정 종목만 무거운 겁니다. 오늘 오전이 정확히 그랬습니다.
오후,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
오후 초반에는 지수가 횡보하면서 크게 악화되지 않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삼미금속은 대미투자와 LNG 재료로 다시 상승했고, 반도체와 대북주가 일부 순환했습니다. 이후 MLCC 관련해서 한켐과 코칩이 움직였고, 남북경협에서는 조비와 한탑 등 식량안보 종목으로 순환이 확산됐습니다.
왕이 방한 기대감에 참좋은여행과 노랑풍선 등 여행주도 반응하는 등 시장 전체가 강하기보다는 소형 재료 테마가 움직이는 장세였습니다.
지수가 5% 넘게 빠지는 날에 여행주가 반응하고 식량안보 종목이 순환한다는 건, 자금이 시장을 떠난 게 아니라 대형주를 피해 아래로 내려갔다는 뜻입니다.
마감, 코스닥은 낙폭을 크게 회복했다
14시 이후 한컴 상한가를 중심으로 MLCC 순환이 이어졌고, 산업부 장관의 미국 출장 및 대미투자 협상 일정도 향후 관세와 대미투자 변수로 체크됐습니다.
장 막판에는 SK하이닉스가 10%, 삼성전자가 8% 수준까지 밀리며 양 지수가 다시 흔들렸지만, 코스닥은 장초반 낙폭보다 크게 회복된 상태에서 마감했습니다.
마감 정리는 이랬습니다. 이번 조정이 심리적으로는 어렵지만, 준비된 분할 대응 전략을 유지하고 대형 반도체 변동성이 줄어들면 다시 테마장세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수급으로 본 오늘
오늘 수급은 어제와 또 달랐습니다.
코스피에서는 개인이 5조 5,617억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 8,188억, 1조 9,043억을 순매도했습니다. 두 주체 합산 약 5조 7천억 규모의 매도입니다. 대형 반도체 급락과 외국인·기관 매도가 겹치면서 코스피는 5.80%까지 밀렸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개인이 1,018억을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8억, 457억을 순매수했습니다.
이 수급 차이가 오늘의 전부입니다. 코스피 마이너스 5.80% 대비 코스닥 마이너스 1.17%. 같은 날 같은 시장에서 다섯 배 가까운 격차가 벌어졌고, 그 차이를 만든 건 결국 누가 사고 누가 팔았느냐였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에서는 5조 7천억을 팔면서, 코스닥에서는 규모는 작지만 순매수로 들어왔습니다.
오늘이 남긴 세 가지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어제 던진 질문에 답이 나왔습니다. 이번 조정은 국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흐름을 따라간 것입니다. 미국 시장의 방향이 대형 반도체를 통해 우리 지수를 그대로 눌렀습니다. 앞으로도 미국장 확인이 먼저입니다.
둘째, 코스피와 코스닥의 디커플링이 극단적으로 나타났습니다. 5.80% 대 1.17%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형주를 팔면서 코스닥은 사들였습니다. 지수 숫자만 보면 오늘은 재앙이지만, 코스닥 쪽에 계셨던 분들의 체감은 전혀 달랐을 겁니다.
셋째, 지수가 무거운 와중에도 테마는 계속 돌았습니다. 남북경협과 대미투자, LNG, 로봇, 반도체 중소형, 자동차부품, MLCC, 식량안보, 여행까지 시간대별로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자금이 시장 밖으로 나간 게 아니라 대형주를 피해 이동한 겁니다.
총평 — 지수와 종목이 갈라질 때
두 개의 시장이 되었다
지난 3주 넘게 반복해서 짚어온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 증시는 대형 반도체 두 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다는 것입니다. 코스피 지수 상품을 들고 있다는 건 사실상 그 두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이 그 말의 가장 극단적인 증명이었습니다.
코스피 5.80%. 숫자만 보면 지난달 말 서킷브레이커 국면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날은 2,200개 가까운 종목이 함께 빠졌습니다. 오늘은 코스닥이 1% 남짓 빠지는 데 그쳤고, 장중에는 낙폭을 크게 회복했습니다.
같은 숫자라도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7월 말은 시장 전체가 무너진 날이었고, 오늘은 지수를 구성하는 소수 종목만 무너진 날입니다.
어제와 오늘이 정반대인 이유
어제는 코스닥이 3.52% 빠지고 코스피가 1.55% 빠졌습니다. 오늘은 코스피가 5.80%, 코스닥이 1.17%입니다.
이틀 사이에 정확히 뒤집혔습니다. 이유는 수급 주체에 있습니다.
어제는 기관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1조 6천억 규모를 팔았습니다. 시장 전반에서 자금이 빠졌고, 특히 중소형주가 더 크게 밀리며 코스닥 하락 종목이 1,288개였습니다.
오늘은 다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에서만 5조 7천억을 팔았고, 코스닥에서는 오히려 샀습니다. 대형주를 정리하면서 중소형주로 자리를 옮긴 겁니다.
이 구분이 실전에서 중요합니다. 시장 전체에서 돈이 빠지는 날과, 안에서 자리를 옮기는 날은 대응이 달라야 합니다. 전자라면 비중을 줄이는 게 맞고, 후자라면 어디로 옮겨가는지를 보는 게 맞습니다.
심리적으로 어려운 구간이라는 말
오늘 마감 정리에서 나온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조정이 심리적으로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7월 말의 폭락은 오히려 단순했습니다. 전부 빠졌으니 판단할 게 없었습니다. 버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지금은 다릅니다. 지수는 5.8% 빠지는데 어떤 종목은 상한가에 갑니다. 화면을 보고 있으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무너지는 시장에서 견디는 것보다, 갈라지는 시장에서 자리를 지키는 게 심리적으로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구간에서는 지수 숫자에 감정을 싣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코스피 5.8%라는 숫자는 오늘 대부분의 종목이 겪은 일이 아닙니다.
분할 대응이 왜 나왔는가
오늘 초반에 제시된 대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전 한 번, 오후 한 번 분할 진입하고, 오후에 급락하면 오전 물량을 정리한다는 전략입니다.
이건 방향을 맞히려는 접근이 아닙니다. 방향을 모른다는 걸 전제로 만든 대응입니다.
지수가 5% 넘게 빠지며 출발하는 날에는 아무도 바닥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럴 때 한 번에 들어가면 맞으면 크게 벌고 틀리면 크게 잃습니다. 나눠서 들어가면 둘 다 작아집니다. 대신 살아남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우리가 배운 게 그것이었습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무너지는 건 판단이 틀린 사람이 아니라 버틸 수 없는 자리에 있던 사람입니다.
대형 반도체 변동성이 관건이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합니다. 대형 반도체의 변동성이 줄어드느냐입니다.
오늘 마감 정리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형 반도체 변동성이 줄어들면 다시 테마장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지금 코스피를 누르는 건 두 종목이고, 그 두 종목이 조용해지면 지수가 안정됩니다. 지수가 안정되면 아래에서 돌던 테마들이 지수 눈치를 안 봐도 됩니다. 8월 초에 정확히 그런 구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코스닥이 나흘 연속 오르며 800선을 회복했습니다.
오늘도 조짐은 있었습니다. 코스피가 5.8% 빠지는 와중에 코스닥이 장초반 낙폭을 크게 회복했고, MLCC와 남북경협, 로봇, 자동차부품이 계속 돌았습니다. 대형주만 정리되면 바로 살아날 수 있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미국장을 계속 봐야 한다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지금 우리 시장의 방향은 국내에서 정해지지 않습니다.
어제는 미선물이 약해지면서 양 지수가 밀렸고, 오늘은 미국 시장 흐름을 따라 대형 반도체가 급락했습니다. 이틀 연속 밖에서 온 하락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미국 증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만 여기서 나온 관점 하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설령 미국이 내리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전략으로 시장을 보고 있기 때문에 대응 준비는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준비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오르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내려도 대응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미투자와 관세라는 변수도 남아 있습니다. 오늘 산업부 장관의 미국 출장 일정이 언급됐고, 향후 관세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체크됐습니다. 물가나 금리와 달리 이런 정책 변수는 예고 없이 나타납니다. 대비할 수 있는 건 예측이 아니라 비중 조절뿐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AI 반도체 대장 기업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습니다. 이번 국면의 방향을 결정할 시험대입니다.
마무리 — 지수와 계좌는 다르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코스피는 5.8% 빠졌습니다. 뉴스에는 그 숫자만 나올 겁니다. 그런데 같은 날 코스닥은 1% 남짓 빠졌고, 어떤 종목들은 상한가에 갔습니다.
지수와 계좌는 다릅니다. 이건 위로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오늘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형주를 팔면서 코스닥은 샀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같은 날에는 지수 숫자를 보고 판단하기보다, 내가 들고 있는 자리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대형 반도체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면 오늘은 힘든 날이었을 것이고, 아래쪽 테마에 계셨다면 생각보다 괜찮았을 겁니다.
마지막에 흔들기가 한 번 더 나왔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봅니다. 장초반 약세로 시작해 살짝 상승했다가 횡보로 마감한 하루였습니다.
지난 3주 동안 우리는 하루에 두 자릿수가 움직이는 시장과, 지수와 종목이 정반대로 가는 시장을 모두 봤습니다. 어느 쪽이든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견딜 수 있는 비중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대형 반도체가 조용해질 때까지는 그 원칙 하나만 지키셔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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